돌려받지 못한 책

everyday | 2008/05/29 11:32 | oleeve
한 삼년 전 쯤 집앞에서 우연히 만난 지인(이말이 요긴할때가 있구나)이
우리집에 들러 저녁을 먹고서 책을 두권 빌려간 적이 있다.
두권 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는데 한권은 딥스,
또 한권은 피천득 수필집.
이 수필집은 사실 내 책도 아니고 엄마책이다.
집에 와서 저녁까지 먹고 갔으니 꽤나 친한 사이라 여길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아서 이날 이후로 이 사람과 연락한 적이 한번도 없다.
따라서 그 책 두권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돌려받지 못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오늘 아침처럼- 문득 이 책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좀 속상하다.
돈문제도 그렇고 뭔가를 빌려줄때는 그냥 못받을 셈 하고 줘야하는 건데 (성경의 가르침대로라면) 내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렇다고 3년이나 지난 지금 갑자기 전화해서 책 돌려달라는 얘기를 꺼내기도 그렇고
설사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친다고 해도 책 얘기는 아예 꺼내지도 못할것 같다.
그 사람과 같은 과에 있는 다른사람에게 부탁해서 받아달라고 할까란 생각도 해봤고
메일을 보내서 우편으로 보내달랠까라고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어느것하나 실천하지는 못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책을 돌려받을 가능성이란 거의 없다.
이미 졸업해서 이곳을 떠났을지도 모르고 (그 사람 소식을 전혀 모른다)
그렇다면 다시 만날 가능성이란 정말 거의 제로다.
그래도 내 마음은 아직도 포기를 못했으니
얼마나 더 시간이 필요한건지
한 3년 쯤 더 지나야 할건가.

많이 읽지도 않으면서 책 욕심만 많은 나는
책 포기하기가 너무 어렵다.
게다가 둘다 좋아하는 책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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